옛날에/호랑이담배피던시절
사천용소
열쇠본부
2009. 1. 12. 19:09
옛날에 머슴들이 여게 와서 소에게 풀을 뜯길라고 매어 두곤 했었는데 글시 언제부턴가 한 개 한 개 쓱 없어져서 마을 사람들이 싹 걱정을 했었데. 운제(언제) 하루는 금강산에 살문서 도를 닦던 도승이 어떻게 알고 여게 와서 인제까지 없어진 소가 몇마린지 묻드라는 기야. 온 동네 늙은이들이 모여 개우 개우 생각하니깐 아흔아홉이었사.
도승이 이만한 문종이에다 소 牛자를 쓰드니 소에 가서 던지니깐 용하나가 불쑥 튀어나와 하늘로 올라갔다는 얘기여. 그게 왜 그런 나믄은 소밑에 살던 구랭이가 소 백마리를 먹어야지 용이 되는데 그러니까 아흔아홉마리에다 중이 써준 소우자 하나를 보태어 백 마리가 차서 용이 되어 하늘로 갔다느 기야. 그래서 그다음부턴 소가 안 없어진니깐 농사도 잘되니 모두 모두 잘 살았다느 거여.
<김덕순(여.65) 사천면 사천진리 1991.5.25>